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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의 "마술피리" 를 보고

작성일
2023-09-03
작성자
김한규
조회수 :
269
몇 년만의 공연장 나들이라 많이 설렜다.
어릴 적 소풍 전날 비 오면 어쩌나 하며 마음 졸이던 것 처럼... 하지만 비가 왔다. 그것도 많이 왔다.
지방의 문화 격차 해소와 문화 복지 활성화를 위함과 1회로 끝나는 공연이라 걱정도 되었지만 국립이라는 이름의 무게는 무거웠다.
모차르트 징슈필의 대표작 "마술피리"는 동화적인 내용으로 온 가족이 보기 부담 없고 대사를 우리 말로 하여 극의 진행을 잘 알 수 있었으며 감초 역활, 파파게노의 익살을 잘 표현 할 수 있었으며 밤의 여왕의 아리아 '지옥의 복수가 내 가슴에 끓어오르네' 는 워낙 유명하여 언제 쯤 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하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프로젝터(?)를 이용한 무대 장치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연출, 배역에 잘 어울리는 의상의 선택은 공연에 몰입 하는 훌륭한 요인 이었다.
타미노역의 송성민, 파미나의 최예은은 주역으로 뛰어난 기량과 안정된 모습으로 중심을 잘 잡았으며 익살스러운 대사와 연기, 진지한 노래의 최성규는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밤의 여왕 박지호는 까탈스러운 지옥의 복수를 시원하게 해결하여 내 가슴의 복수심 까지 없어진 것 같아 저절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사랑스런 목소리의 어린이들은 독일어 가사가 힘들겠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으며 알테무지크 서울의 반주도 무난했다. 다만 관악기가 담당한 자라트로의 아리아에서 음량을 조금 낮추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아리랑아트센터의 시설은 훌륭하다. 적당한 규모의 무대와 시인성 좋은 양 쪽의 모니터 편안하고 유격없이 조용한 좌석, 시야의 가림 없는 2층 좌석 배치도 좋다.
공연장에 가는 것은 환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라고 표현한 어느 평론가의 말처럼 로비에 들어서며 마음속의 공연은 이미 시작되었고 티켓을 확인하며 눈 앞에는 벌써 무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리랑아트센터의 로비는 좁은 편이고 대리석과 유리로 마감되어 들뜬 사람들의 흥겨움이 소음으로 들릴 수 있어 환상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방해하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
관객들의 관람매너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그 흔한 휴대폰 벨소리 한 번 울리지 많고 밝은 화면도 몇 번 보이지 않는 성숙한 매너는 밀양 시민들의 문화적 소양이 높음을 증명하는 것이라 공연의 즐거움을 더 크게 해주었다. 공연 말미 '카톡' 소리는 효과음이었을까? 절묘 했다.
좋은 공연 이었다. 오르막 올라 가며 힘들어 하는 차를 운전 할 때 오른발에 힘들어 가는 것처럼 나도 같이 힘든 공연이 아닌 힘이 남아 여유 있게 고개를 넘는 것 같은 편안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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